광주비엔날레 후기
On Catchscope/이미지탐구생활 | 2008/11/08 17:25::posted by 유란
광주비엔날레- 유란
사실 나에게 광주비엔날레는 학습하러 가기 보다는 여행을 하는 마음으로 갔었다. 2시간 반인가? 동안 관람하라는 판돌들의 말에 왜 이렇게 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제1갤러리를 돈 후 그 시간은 너무 짧았다는 걸 느꼈다. 그 다음부터는 디피가 추천해 준 작품위주로 관람했다.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은 아이작 줄리앙의 ‘서부의 유니온’이라는 작품이었다. 5개의 영상으로 보여지는 작품이었는데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어떤 영상일지 궁금해졌다. 휴양지를 찾는 백인들을 위해 거주하던 흑인들을 죽여 바닷가 한 구석에 버려진 시체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굉장히 즐겁게 놀고 있는 피서를 즐기러 온 사람들. 그 흑인들이 하고있는 행동하나하나가 너무 슬프게 느껴졌다.
비단 흑인뿐만이 아닐 것이다. 요즘 우리가 하자에서 하고 있는 많은 프로젝트들에서도 자본의 원리에 의해 설 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생각나 안타까웠다.
글렌 라이곤의 ‘포스트 블랙’이라는 작품도 재미있었다. <I was a negro for twenty-three years. I gave that shut up. No room for no room for advencement.>라는 글씨가 사방에 가득 쓰여있었다. 흑인이라는 인종에 대해 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 세 개의 문장으로 인해 그들이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대인시장에은 비엔날레 전시장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역한 생선 비린내도 진동하고 각종 음식이며 옷가지들을 팔고있는 한 가운에 전시장이 있었다. 홍어 모형과 과자를 달아놓은 곳, 과일이 가득한 곳들을 보며 전시인지 뭔지 구분하지 못하고 한참을 헤멨다. 그렇지만 이런 전시관도 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비엔날레에는 인종, 젠더 등 사회에서 소외받는 것들에 대한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적어도 내가 본 것들 중에서는 거의 주를 이루고 있었다.) 세이렌이 질문하셨던 현대미술은 왜 불편하고 이해하기 힘든 것들을 작품이랍시고 내 놓는 건가 라는 것에 대해 한참 고민했다. 미술의 미자도 모르지만 지금 우리가 하자에서 하듯 각자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상에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로이가 말했듯 지금의 세상이 불편하고 이해하기 힘들고 복잡해서가 아닐까.
나는 중세시대의 미술을 좋아한다. 특히 로코코양식이나 인상주의미술을 좋아한다. 이유는 ‘예뻐서’. 예쁘니까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에 비해 현대미술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난해하다고만 생각했던 현대미술을 광주비엔날레를 다녀와서 공부해보고 싶어졌다.
숙소에서 새벽에 은박지를 대충 구겨놓고는 “어때, 현대미술이야.”라고 장난스레 말했었다. 그 구겨진 은박지에 나의 생각과 부여된 의미가 있으면 미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은박지는 미술이 아니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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