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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8 Tea Time) 겨울날 아침 (2)

Tea Time) 겨울날 아침

On Catchscope/board | 2008/03/08 00:45::posted by yurian

누구에게나 자신의 소원을 들어줄 요정은 있다. 다만 자신이 실제로 품었던 소원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주 적다. 따라서 소수의 사람만이 나중에 자신의 삶에서 그 소원이 실현되었음을 알게된다. 나는 내게 그대로 이루어진 소원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그것이 동화 속 아이들의 소원보다 더 현명한 것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소원은 겨울철 이른 아침 6시 반쯤 보모의 그림자를 이불 가에 던지면서 내 침대에 접근하는 램프 불빛과 함께 만들어졌다. 난로에는 불이 지펴졌다. 그러면 아주 작은 서랍에 처박혀 불꽃이 석탄 대문에 거의 옴짝달싹하지 못하기라도 하듯이 그곳에 갇혀 나를 쳐다보았다. 나와 아주 가까운 곳에 나보다 작지만 강렬한 그것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작은 불꽃에 다가갈 때 보모는 나를 볼 때보다 더 허리를 숙여야 했다. 일단 불꽃이 만들어지면 보모는 사과를 난로 속에 넣고 구웠다. 그러면 빨갛게 달아오른 난로의 격자문이 마룻바닥 위에 비쳤다. 나는 노곤함을 느끼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날 하루는 이 이미지만으로도 충분히 다 경험한 것이라고. 언제나 그 시간에는 그랬다. 내 방의 모든 사물들에게 나를 털어놓는 이 겨울날 아침에 방해가 되는 것은 보모의 목소리뿐이었다.

아직 블라인드를 들어 올리지 않은 이 시각에 내가 처음으로 한 일은 구운 사과를 찾기 위해 난로 문의 빗장을 열어젖히는 것이었다. 때때로 사과향이 거의 변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러면 나는 사과향을 맡았다고 생각될 때까지 기다렸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향기가 새어나오는 방보다 더 고적하고 더 깊숙한 겨울철의 나의 밀실로부터 사과 거품의 향기가 새오나올 때까지. 그러자 거무스름한 빛의 따뜻한 사과가 마치 여행에서 돌아온 지인처럼 친숙하지만 변모된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그 여행은 난로의 열기로 채워진 컴컴한 나라의 여행이었다. 여행에서 사과는 하루가 나를 위해 준비한 모든 사물로부터 향기를 다 빨아들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과의 불룩한 뺨에 손이 따뜻해질 때면 언제나 사과를 감히 베어 물지 못하고 망설임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는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향기 속에서 나에게 전달된 덧없는 메시지가 내 혀를 거치면서 사라지리라는 사실을 알아 차렸기 때문이다. 등굣길에서 내게 위로가 될 만큼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메시지 말이다. 그러나 공기로 날아가버린 줄 알았던 피곤함은 학교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는 순간 10배로 커져 다시 돌아왔다. 피곤함과 함께 다음과 같은 소원도 일어났다. 실컷 늦잠을 잤으면 좋겠다는 소원 말이다. 나는 그렇나 소원을 수천 번도 더 빌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 소원은 정말로 실현되었다. 그것은 일정한 지위와 안정된 봉급을 받고 싶다는 희망이 번번이 좌절되었을 때에 일어났다. 바로 그 때 나의 옛 소원이 실현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발터벤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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